책상 위의 새 세입자들 4) 꼬물이 구피

^2020. 3. 30. 18:03

그런 이유로 데려오게 된 알비노 치어들.

크기가 제각각이다. 총 22마리.

카메라 앱으로 찍어 수를 세었는데도 작은 치어항에 어찌나 쏙쏙 숨었는지 전체가 다 나오는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았다.

치어들에게 뭘 먹일까 고민하면서 사료를 잔뜩 샀다.

 

브라인쉬림프를 끓여줄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것까지는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탈각알테미아를 사고 그 대신 그린달웜을 분양받았다.

 

그런데 이게 웬걸.

그린달웜을 3초 관찰 후 호로록 삼켜버리는 베타 백작이와는 달리 이 구피놈들은 그게 먹는건지도 못 알아본다.

그 뿐인가 자기들보다 훨씬 작고 느리게 꿈틀거리는 그린달웜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서 쏜살같이 흩어지기에도 바쁘다.

크기가 다양해 사실 작은 치어들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웜을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덩치가 좀 큰 놈들을 위해 준비해왔는데 막상 큰놈들이 어째 더 겁이 많다.

 

수가 많아 일일이 분리해서 파악은 못 하겠고

그래도 덩치 큰 놈들이 더 눈에 잘 들어와 나름대로의 별명을 지어주었다.

 

제일 덩치가 크고 꼬리에 색깔도 난 아이는 탐험가. 왜 탐험가냐면 치어항의 모든 구석구석을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탐색해서다. 그 어느 구피보다도 활동량이 많다. 그런데 그린달웜을 무서워 하는 것도 최고였다. 지금은 어느 정도 그린달웜의 맛을 알게 된 듯.

 

연구원이 둘.

덩치가 2번째로 큰 애들이다. 둘 다 엇비슷한 사이즈다. 왜 연구원이냐, 아주 느긋~하게 헤엄을 치고 있어서 그렇다. 뭔가 생각에라도 잠긴 듯이. 한 자리에서 동동 떠있는 경우가 많다.

 

나머지는 거의 분간이 안 된다.

굳이 구분하자면 이 아래로도 중간 사이즈의 애들이 제일 많고

여전히 쬐깐한 애들도 조금 있다.

어서 무럭무럭 자라 개체 구분이 가능했으면 좋겠는데

그 때가 되면 어떻게 수용해야 할 지 그건 좀 고민이다.

무럭무럭 자라려면 밥도 아주 많이 먹어줘야 하는데 어쩐지 입도 다들 짧은 것 같고ㅠㅠ

어쨌든 지금은 최대한 잘 자라주길 바라는 수 밖에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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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항은 그래도 책상 위에 놓고 싶어 둥근 유리어항으로 옮겨주었는데 아무래도 예전에 있었던 플라스틱 용기가 애들한테도 나한테도 더 좋았던 것 같아 아쉽다.

책상 사이즈나 상태를 생각하면 15큐브로 바꾸는게 좋을 것 같은데

하이큐브도 아니고 15큐브는 올디아망이 잘 없는 것 같고... 두 번째로 애들이 크면 또 새 어항을 사야할 것 같아 고민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