책상 위의 세입자들 11) 베타는 어려워

^2020. 4. 8. 00:48

처음 걱정과는 달리 탈락하는 치어도 없고 백작이는 주는 대로 잘 먹던 나날들이 끝났다.

다행히 치어는 여전히 100% 생존률을 보이고 있지만 베타가 아프다.


다시 구석으로 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기를 반복한다.


그런데 도무지 원인이 뭔지 모르겠다.


우선 몸을 치대던 것은 그 전에도 종종 있던 일이다. 코로나 바이러스로 격리된 상황 상 깨어있는 시간의 90%를 책상앞에서 보내느니만큼 베타항을 가장 오래 관찰하게 되는데(눈에 바로 들어오는 위치다. 구피들은 고개를 좀 기울여 봐야됨) 처음에 그런 행동을 보고 걱정은 했어도 하루에 몇 번 짧게 있는 일시적인 일이라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.


하지만 밥을 안 먹기 시작하고는 짧은 시간에도 몇 번이나 그런 돌발 행동을 관찰할 수 있었다.


또 이상한 자세로 이상하게 있거나 구석탱이로 가서 슬쩍 누워버려 주인인 나를 놀라게 한 건 상습적인 일이었는데 밥을 안 먹으니 더욱 걱정스레 생각하게 되는 것도 있겠지만 이젠 이상한 자세로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예전엔 느슨하게 쉬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라치면 곧바로 날 반기며 슥 나와서 사진을 찍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카메라를 들이대도 가만히 있는 것이 걱정스럽다.


역시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밥을 안 먹는거다.


발단은 4월 6일이다.


이날 점심으로 테트라 비트를 줬는데 하필 알갱이가 둘 다 큰 것을 급여해버렸다. 처음 테트라비트를 줬다가 알갱이가 커서 못 먹으니 가라앉아버린 것을 외면한 일이 있었고 그 뒤에 가라앉은 테트라비트는 안 먹나 했더니 또 며칠 전에는 잘 먹길래 이번에는 어떨까 했는데 몇 번이나 먹으려고 도전해도 잘 안 먹히자 삐졌는지 외면하고 홱 돌아가버렸다.


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귀엽기만 했는데 저녁밥을 주니 안 먹지 뭔가.


같은 자리에 급여했기 때문에 나는 베타놈이 똑똑해서 아까 빈정상한 걸 기억하고 안 먹는 줄 알았다. 그도 그럴게 한 바퀴 어항을 돌고 온 놈이 반대편에 사료를 주니까 그건 또 쏙 먹어서.


문제는 이 때부터다. 그걸 먹고는 몇 번 우물우물 했는데 사료를 삼키지 못하고 툭 뱉어버렸다. 그걸 또 다시 먹으려고 시도 했는데 잘 안 삼켜진다는 듯 또 먹는데 실패했다. 이 시점에서 나는 점심에 준 테트라비트와 저녁에 준 아티슨 베타 프로 2알을 스포이드로 빼주었다.


그리고 매일 저녁에 플레어링을 하도록 거울을 대주기 때문에 이날도 거울을 대줬는데 매우 격렬하게 플레어링하다가 다른 쪽 벽면을 바라보는 동안 거울을 슬쩍 빼주었는데 이 때 왠지 거울 빼는걸 눈치챈 것 같다. 날 아주 나쁜 놈 보듯이 쳐다봤는데...


그러더니 그 다음날 아침도 안 먹었다. 급기야 환수를 하려고 보니 돌과 돌 사이에 몇 개의 아티슨 베타푸드가 더 있었다. 이 때부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. 그 전에는 그냥 껄껄 이런 사람같은 놈 물고기도 삐질 줄 아는구나 했는데ㅠㅠ


개수를 생각하면 4월 6일 아침부터 못 먹었던 것 같다. 나는 밥줄 때마다 한참 어항을 보고 있는데 4월 6일에 그렇게 오독오독 먹어놓고 뒤에서는 못 삼켜서 토해놓은 건지 뭔지 모르겠다. 하지만 분명 그 알갱이 모양은 물에 불어난 아티슨이었지 배출물은 아니었다. 그것도 2-3알갱이가 같은 자리에 떨어져 있었는 걸ㅠㅠ


그리고 환수를 하고 난 후 하얀 무언가(!)를 발견했다. 모양으로 보면 배변이 아닌 것 같은데 환수를 하고 난 직후이니 다른 이물질일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. 또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다. 흰 똥은 내부 기생충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데 보통 이 때의 흰 똥은 길고 끈적하게 늘어지는 모양이라는걸 보니 그런 묘사랑도 좀 다르고...


여튼 환수 전부터 이상은 있을거라 생각해 아예 어항을 싹 닦아주었다. 알몬드잎도 큰 잎을 떼어다가 평소보다 좀 더 진하게 우려주고. 그리고 나서 베타를 열심히 관찰하는데 진짜 영문을 모르겠다.


온갖 국내자료와 해외자료를 뒤져보니 네 가지 중 하나인 것 같다.


1. Dropsy : 이건 한국말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. 솔방울병이 증상 중 하나인 것 같다. 박테리아 감염이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.


하지만 비늘은 아주 완벽하시다.


2. 과식/변비 : 과식으로 인한 변비라고 하는게 더 정확한 듯ㅠㅠ 솔직히 과식하게 한 것 같아 찔린다. 그래도 아티슨 베타 프로 14알 내로 1일 3회 나누어 급여했는데 더 적게 주는 사람도 있고 보통은 2회로 주는 것 같기도 하고. 원래도 사료형 먹이만 주는 건 변비가 오기 쉽다는데 아티슨은 원래도 이쪽으로는 악명이 좀 있는 편인 것 같아서 더 주의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.


하지만 다른 증상, 예를 들어 복부 팽만 등의 증세는 없다.


3. 스트레스 : 젠장 위에 서술한 1. 밥을 안 먹음 2. 헤엄을 안 침 3. 몸을 부대낌 모두가 스트레스의 증상일 수 있다니...!


4. 내부기생충 감염: 마찬가지로 위의 증세들이 나타날 수 있다. 기생충 종류마다 다른건지, 혹은 보편적인 증상을 기준으로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1. 비늘 일부에 손상이 있다 2. 아가미부분에서 빨갛게(?) 증세가 시작해 머리부터 몸으로 퍼진다 등 다양한 병증이 있는 듯 하다.


하지만 백작이는 위에서 서술한 세 가지 증상 외에 외양으로 나타나는 증세는 없다.



따라서 이 시점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스트레스 또는 변비인 것 같다.


변비에 짚이는 구석은 위에서 써놓았고...


스트레스로 짚이는 요인도 꽤 있다. 먼저 책상 위, 창가 앞자리가 어항 위치였던 점. 책상에 충격이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데 그래도 보고 싶어서 계속 이 자리로 두었다. 그리고 온도 스윙이 오지 않도록 환기는 되도록 다른 쪽 창문으로 하긴 했지만, 그리고 창문을 열더라도 늘 시간적인 제한을 두긴 했지만 물고기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.


또 매일 환수도 예민한 물고기에게는 나름대로의 스트레스였을 수 있을 것 같다. 물론 80%환수 자체는 기꺼워 한 것 같지만, 매일 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... 유튜브에 많은 브리더들의 환수법을 참고해서 앞으로 일주일에 2번 정도로 환수 주기를 줄이려고 한다.



계속 나에게는 모습을 안 보여주는 곳으로 막 숨어버려서 관찰하긴 힘들지만 그리고 스트레스를 더 주게 될까봐도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혹시나 내가 눈치채지 못한 증상이 있을까봐 열심히 관찰하고 또 과거 사진이랑도 비교해봤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은 다른 외적인 증상은 없다.


현재 어항을 방 안쪽 가장 따뜻한 곳으로 옮기고 수온을 27-28도 수준으로 높여주었다.


소금욕도 시킬까 말까 고민했는데 사람마다 권하는 것이 너무 달라서 지금은 병을 고치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차원에서 대략 0.3% 정도만 타주었다.


알몬드 잎도 더 넣어 진한 알몬드 물로 환경을 만들어 줄 예정이다.



잘 관찰해서 이 고비를 이겨낼 수 있길ㅠㅠ



아래는 참고가 된 링크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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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ttps://www.bettacarefishguide.com/how-to-treat-dropsy-in-betta-fish/

https://www.bettacarefishguide.com/constipation-in-betta-fish-complete-guide/

https://m.blog.naver.com/loveyou9742/221349510312

https://ko.wikihow.com/%EC%95%84%ED%94%88-%EB%B2%A0%ED%83%80-%EB%AC%BC%EA%B3%A0%EA%B8%B0%EB%A5%BC-%EA%B5%AC%EB%B6%84%ED%95%B4%EB%82%B4%EB%8A%94-%EB%B0%A9%EB%B2%9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