책상 위의 세입자 26) 솔방울병?

^2020. 8. 5. 05:16

지난 글을 쓴 이후 녀석은 다행히 추가적으로 자해행위를 하진 않았다. 밥도 잘 먹고 유영도 잘 하고. 의외로 등지느러미는 생각보다 빠르게 상처를 회복해가고 있는 중이었다.

 

나아야하는 상처가 있어 한 회에 주는 먹이량을 늘리고 있던차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배설물을 예쁘게 말아놓은 덩어리로 싸지 않고 마치 사료 알갱이 크기만큼 뚝뚝 끊어 누는 모습이 관찰되었다. 한 번 변비로도 부레병으로도 고생을 해본터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(생각해보니 도대체 안 거치는 병이 없다) 여전히 밥도 잘 먹고 움직임에도 이상이 없었다. 그래도 혹시 몰라 사료양을 줄여보았는데 여전히 팽팽히 부은 배는 들어갈 기미가 안 보였다. 그러던 차 오늘 환수를 하려고 보니 갑자기 솔방울병이 떠올라 녀석을 위에서 유심히 관찰했다.

 

종양 때문에 날마다 열심히 관찰을 하면서도 위에서 관찰하는건 녀석을 데려오고 나서 얼마만인지 모르겠다. 그 점이 찔려서인지 녀석의 가슴지느러미 앞쪽으로 비늘이 아아아아아아아아주 살짝 일어난 듯 보였다. 일어났다기보다도 살짝 들렸다고 할까? 하지만 들렸다고 생각하면 들린것 같이 보이고 안 들린 것 같다고 하면 안 들린 것 같기도 한 아주 미묘한 상태다. 사진으로 찍어서 봐도 접사는 확대하면 자동보정때문인지 화소가 뭉개지는 현상 덕에 긴가민가한 것은 여전하다.

 

솔방울병, dropsy의 흔한 증상은 식욕감퇴, 부레가 눌려 생기는 동작이상인데 아직 그런 증상은 보이지 않는다. 단 소화기관도 영향을 받기 때문인지 끊어지지 않고 가늘고 길게 늘어지는 배설물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내 경우는 아주 똑같진 않아도 소화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. 그래도 일단 솔방울병이 중증 이상으로 가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호들갑을 떨어가며 녀석을 치료해줄 셈이다. 이미 백작이는 종양을 달고 있기 때문에 다른 걸 감수할 여력이 없다. 그나저나 지난 번 자해증상때 충격을 받고 8월 하반기에 좀 한가해지면 수술을 할까 생각도 해봤는데 이래서야 한동안은 녀석의 이상관리에 힘써야겠다.